교대 근무

교대 근무자의 생체리듬 유형(아침형 vs 저녁형)이 안전사고 감수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new-jeans79 2025. 7. 28. 13:01

생체리듬과 교대 근무의 구조적 충돌은 무엇이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24시간 가동이 필요한 산업군이 증가하면서 교대 근무는 더 이상 특수한 근무 형태가 아니다. 병원, 제조업, 운송업, 소방·경찰과 같은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는 야간과 주간을 나누어 근무하는 교대 근무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도입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근무 형태는 인간의 기본 생리 리듬, 즉 생체리듬(circadian rhythm)과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해가 뜨고 지는 자연 환경에 맞춰 몸이 깨어나고 잠드는 리듬을 갖고 있으며, 이 생체리듬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뇌 속 시상하부에 위치한 '일주기 리듬 조절기(SCN)'에 의해 통제된다. 이 리듬은 체온, 호르몬 분비, 각성도, 집중력 등 생리적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준다.

문제는 사람마다 이 생체리듬의 '위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침에 빠르게 깨어나 활동 능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해가 진 이후부터 집중력과 에너지가 오르기 시작한다. 이를 흔히 아침형 인간(Lark)과 저녁형 인간(Owl)으로 구분한다. 교대 근무자들은 이처럼 고정된 생체리듬에 반해 외부에서 주어지는 근무 시간을 반복적으로 바꿔야 하므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자신의 생체리듬과 맞지 않는 시간대에 근무하게 될 경우, 피로와 졸음은 물론 집중력 저하, 반응 시간 지연, 인지 오류 등의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게 되며, 이러한 증상은 결국 작업 중 안전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인다. 본 글에서는 교대 근무자들의 생체리듬 유형이 근무 중 안전사고 감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교대 근무자의 생체리듬과 안전사고 감수성

교대 근무자의 생체리듬 유형에 따른 수면 회복력과 인지기능 차이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은 단순히 취향이나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결정된 생체리듬의 위상 차이에 따라 명확하게 구분되는 유형이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아침형 인간은 오전 5~7시 사이에 멜라토닌 수치가 급감하며 깨어나기 쉽고, 오전 10시12시 사이에 최고의 집중력을 보이는 반면, 저녁형 인간은 멜라토닌 분비가 늦게까지 유지되며 오전에 졸림과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생체리듬의 차이는 근무자의 수면 품질과 회복 능력, 그리고 인지적 반응 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교대 근무자가 자신의 생체 유형과 맞지 않는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투입될 경우, '사회적 시차(social jet lag)' 상태에 빠져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예컨대, 야간 근무를 수행해야 하는 아침형 인간은 자정 이후 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며, 단순 계산이나 논리적 판단에 필요한 전두엽 기능이 둔화된다. 이들은 퇴근 후 낮잠을 시도하더라도 깊은 수면 상태에 도달하기 어려우며, 결과적으로 수면의 질이 낮고 회복력이 떨어진다. 반면 저녁형 인간은 이런 시간대에 비교적 더 잘 적응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아침에 출근하는 근무 유형(예: 오전 6~8시 근무)에 취약하다. 이는 곧, 개인의 생체리듬과 근무 시간 간의 일치도(or misalignment)가 근무 중 집중력, 반응속도, 판단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런 차이는 결국 안전사고 감수성, 즉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교대 근무자의 실증적 사례 및 산업별 분석을 해보자

많은 산업 분야에서 교대 근무와 안전사고의 상관성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왔으며, 특히 야간 근무 중 발생하는 중대사고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예컨대, 항공 산업에서는 1990년대 이후 조종사의 피로 누적에 따른 착륙 실수 및 관제사 오류 사례가 보고되었고, 이러한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조종사 배정 시 생체리듬을 고려한 스케줄링 알고리즘이 도입되기도 했다. 또 다른 예로, 의료 현장에서 교대 간호사의 실수율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야간 근무에 배정된 아침형 간호사가 투약 실수, 기록 누락, 판단 오류를 낼 확률이 40% 이상 높았다는 통계도 존재한다. 반대로 저녁형 간호사는 오후나 야간 근무에서는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으나, 오전 교대 시에는 오히려 실수율이 급증했다.

국내 제조업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위험 기계를 다루는 산업에서는 작업자의 미세한 주의력 저하나 판단 지연이 대형 산업재해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므로, 인지 기능 저하와 피로도 누적은 치명적인 리스크 요인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생체리듬 유형에 맞춘 근무 배치만으로도 작업 오류율이 25%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를 시스템화하기 위해 간단한 생체리듬 진단 설문지를 배치 시스템에 도입하거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여 실시간 피로도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실증적인 접근은 교대 근무 시스템이 개인의 생리적 특성을 얼마나 고려하느냐에 따라 산업 전체의 안전 수준과 생산성까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체리듬 기반 교대근무 설계의 필요성은?

결론적으로, 교대 근무자는 각자의 생체리듬 유형에 따라 근무 시간 적응력, 수면 회복 능력, 집중력 유지 시간대가 다르며, 이는 근무 중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생체리듬과 맞지 않는 근무 시간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단기적으로는 피로와 판단력 저하, 장기적으로는 만성 질환과 정신 건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작업 현장의 안전사고 증가와 조직 전체의 리스크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체리듬을 고려한 맞춤형 스케줄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기업과 기관은 인사 배치와 교대 근무 설계 시, 단순한 근무 시간 배분이 아닌, 개인의 생체리듬을 반영한 배치 전략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1) 근무자 생체리듬 유형 사전 진단, (2) 피로도 기반 스마트 근무 관리 시스템 도입, (3) 야간 근무 전후의 수면 회복 프로그램 운영 등이 있다. 특히 야간 근무에 지속적으로 배정되는 아침형 근무자에 대해서는 보상적 회복 시간 부여 또는 근무 유형 전환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이러한 생체리듬 중심의 근무 설계는 단지 근로자 개인의 건강 보호 차원을 넘어, 국가적 산업안전 확보 전략이자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시스템 혁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대 근무 제도가 “인력 배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인간 중심의 리듬 기반 배치”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안전한 작업 환경, 건강한 노동자, 그리고 생산성 높은 조직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